플레이그 닥터
Plague Doctor Outfit · 흑사병 의사의 새 부리 가면 복장
플레이그 닥터 복장(Plague Doctor Outfit)은 17세기 유럽 흑사병 유행기에 페스트 환자를 치료한 의사가 착용한 보호복으로, 긴 새 부리 모양의 가면, 발목까지 오는 왁스를 먹인 긴 가죽 코트, 챙 넓은 모자, 긴 장갑, 부츠, 그리고 손에 쥔 긴 지팡이로 구성된 세계 역사상 가장 기이한 의학 복식이다. 1619년 프랑스 의사 샤를 드 로르므(Charles de Lorme)가 고안했으며, 당시 의학계는 "나쁜 공기(miasma)"가 병을 전파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부리 안에 말린 허브·향료·식초에 담근 천을 넣어 공기를 "정화"하면서 호흡하도록 설계하였다. 가면의 눈 부분에는 유리를 끼워 시야를 확보하였고, 전신을 덮는 왁스 가죽 코트는 접촉 감염을 차단하였다 — 비록 세균 이론 이전의 설계였지만 결과적으로 비말과 벼룩 접촉을 상당 부분 막아주는 효과가 있었다. 의사는 지팡이로 환자를 직접 만지지 않고도 맥을 짚거나 상태를 확인하였고, 일부는 시체를 치우거나 환자를 침대에서 옮기는 용도로도 사용하였다. 이 복장은 실제로는 19세기까지 유럽 일부 지역에서 사용되었으나, 베네치아 카니발의 "메디코 델라 페스테" 가면으로 미학화되면서 흑사병과 죽음의 상징적 이미지로 문화에 각인되었다. 현재 고딕 판타지·스팀펑크·호러 장르에서 플레이그 닥터는 죽음·전염·비밀스러운 연금술사의 전형적 아이콘이다.